그리고 그 기묘한 행동 덕에, 레하르는 가까스로 입을 열 수 있었다.24시대출
제 의자? 아카데미의 시설은 학생 모두의 소유가 아니었는지?하대를 해야하는지, 존대를 해야하는지 헷갈렸던 레하르는 살짝 이상한 어투로 말을 끝맺었다.24시대출
그러나 다행히도 앞의 여자는 말투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심을 표현하지 않았다.24시대출
단지 약간 화가 난 듯이 눈썹을 찌푸렸을 뿐.이 의자는 제가 만든 겁니다.24시대출
그러니 제 사유물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니, 제 사유물이지요. 그러니 당신이 앉아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24시대출
몰랐네. 그저 낡은 의자인 줄로만 착각했네.레하르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24시대출
하지만 그 조심스러운 말이 심기에 거슬렸는지, 그녀는 입을 앙 다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24시대출
그리고는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이며 레하르를 쏘아본다.24시대출
낡다니요. 고작 한달전에 만든 물건이란 말입니다.24시대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레하르를 어깨로 살짝 밀쳐냈다.24시대출
별 저항없이 밀려난 레하르는 살짝 어이가 없어져서 그녀를 가만히 지켜보았다.24시대출
그녀는 의자에 혹시나 망가진 곳이 있는지 의자 이곳저곳을 구석구석 정성스레 매만지다가,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서 의자에 몸을 앉혔다.24시대출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아주 짧은 시간동안 행복으로 물든다.24시대출
그러나 그것도 잠시, 행복을 빠르게 갈무리한 그녀는 아직도 떠나가지 않고 멀찍이 서 있는 레하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24시대출
뭐하십니까. 어서 떠나가지 않으시고.그녀는 당당하게 축객령을 말했다.24시대출
연석이 레하르가 된 이후로, 연석에게 이만큼 드세게 말을 하는 여자는 처음이었다.24시대출
알겠네.연석은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24시대출
여자가 존댓말을 쓰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존중의 의미로써가 아니라 거리를 두고 싶다는 명백한 의사의 표현이었다.24시대출
게다가, 잘 숨겨진 적의와 불쾌감도 레하르가 아닌 연석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24시대출
감정을 능숙히 숨기는 여자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 레하르는 여자한테 미움을 받고 있다는 게 확실했다.24시대출
그러니, 굳이 억지로 오래 머물면서 미움을 키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한번 고정된 인상은 쉬이 바뀌지 않는 노릇이니.레하르는 터덜터덜 걸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24시대출
그리고 여성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곁눈질로 힐끗 바라보았다.24시대출
오늘은 안 끈질기네.세린 폰 요르덴. 제도 내에서도 온갖 미담으로만 도배되는 그녀의 이름이었다.24시대출